죽매 박귀월
시골 마당에 피어있는 엉겅퀴꽃들 골목길을 지나 집으로 들어가는 길
향동 입구엔 가장 오래된 빨래터가 시끌벅적했던 옛 모습들은 사라지고 빨래하던 아낙네들의 빈 자리만 그대로 남아 있다
집집마다 어르신들은 한 분 한 분 돌아가시고 이제는 돌담의 골목길에 봉숭아꽃이 피어 산들산들 바람에 꽃잎이 떨어지고 있으니
산속의 물줄기가 온 동네 식구들을 식수로 다 먹여 살렸건만 지금은 군데군데 물 흐르는 소리도
사람이 사는 곳만 유유히 흐르고 있으니 텅 빈 집들 사이로 담장이 넝쿨만이 쉽게 올라가고 있나니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들을 어릴 적 놀러다니 듯 이집 저집 기웃거리며
어르신들께 안부 인사라도 나누듯 한 바퀴 돌면서 옛 생각에 그리운 정을 얘기한다. <저작권자 ⓒ 영암군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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