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혼자서 걷는 길

영암군민일보 | 입력 : 2025/03/30 [11:59]

▲ 부두에 아침 / 사진 전영태

 

혼자서 걷는 길 

                     죽매 박귀월 

 

어머니 따라 봉글밭에 갔다가 

서숙이 노랗게 익어 

낫으로 한주먹씩 잡아당겨 

베어서 땅에 놓기를 반복한다 

 

손끝에서 서숙을 자르는 솜씨는 

잘 정리되어 있는 가을 

추수의 풍경화이다 

 

아버지는 논을 둘러보고 

소와 함께 지게를 지고 

오신다 

 

저녁밥을 준비하기 위해 

집으로 가는 길에는 

논 뼛속에 참새들이 노닐고 

콧노래도 부르며 집으로 가는 길... 

 

혼자서 걷는 길이 힘들기보다는 

나만의 시간이라 마냥 좋았다 

 

돌부리에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고 

돌도 발로 차보기도 하고 

누가 무엇하랴 

 

나만의 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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