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말] 영암 송전선로건설 갈등, 투명성과 소통으로 해법 찾아야...

"현재 당면 과제는 송전선로 국책사업을 무조건적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상호 간 협의점을 돌출하여,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김유인 | 입력 : 2025/11/03 [00:02]

▲ 발행인/편집인 김 유 인


전라남도 영암 지역사회가 지금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지역의 중대한 현안인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급기야 전직 면장과 전 영암군농민회장 간의 ‘모욕죄’ 고소라는 법적 다툼으로 번지면서, 지역 공동체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송전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들이 대립의 최전선에 서 있는 안타까운 현실은 영암의 밝은 미래를 향한 합의점을 안갯속에 가두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발단은 지난 9월 5일 금정면사무소에서 벌어진 주민간담회였다. 전 영암군농민회장이 발언을 제지당하는 과정에서 ‘아줌마’라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 문제의 씨앗이 되었다. 비록 격앙된 감정 때문이었다는 해명이 있었으나, 특정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언행이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사건으로 해당 면장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를 받고 본청으로 전보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할 여성 공직자가 성 비하성 발언으로 상처받고 공무원 사회 전체가 분노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소통 방식과 성 인지 감수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이는 단순히 상호 간의 문제를 넘어 공동체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본질이 단지 사적인 감정싸움에 국한된다고 볼 수 없다. 송전선로 건설이라는 메가톤급 지역 현안이 지난 2년여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진행되어 왔다는 점, 그리고 지역 이장들마저 이를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사태의 구조적인 배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보 은폐는 결국 불신을 낳고, 불신은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영암군의 무책임한 태도 또한 사태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었다. 영암군은 "송전선로 사업 중단"이라는 입장문을 내면서도, 실제로는 한전 사업에 "협조만 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 해명을 내놓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행정 태도는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와 의견 수렴을 가로막고, 행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지역 현안 해결의 주체이자 협력자여야 할 지역 사회단체와 관이 서로를 향해 날 선 비난과 상호 신뢰하지 못한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는 갈등이 더욱 깊어질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으며, 현재 영암경찰서에서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이번 사태는 법적인 판단을 넘어선 사회적 화해와 소통의 노력이 절실하다.

 

지금 영암에 시급한 것은 상대를 탓하는 싸움이나 책임 회피가 아니다. 345kV 송전선로 건설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건설 찬반을 떠나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수렴하며, 지역 사회단체와 행정기관이 머리를 맞대어 영암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성숙한 자세이다. 갈등의 늪에서 벗어나 다시금 '영암'이라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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