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의 말] 영암공무원, '공복(公僕)'인가? '동네북'인가?

"상호 존중과 배려로  성숙한 시민사회 함께 만들어 가야"

김유인 | 입력 : 2025/11/14 [21:47]

▲ 발행인/편집인 김 유 인


민원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이런 상황을 겪어 본적이 있었을거다.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길래 이따구로 처리하는냐" "철밥통 직장이라 보이는 게 없느냐" 등등 갖은 모욕성 발언을 목소리 높여 퍼붓는 민원인 앞에서 공무원은 사적인 감정과 공직자의 의무 사이에서 마음은 흔들린다.

 

한쪽은 국민을 섬기는 봉사자라는 사명감이 있고, 다른 한쪽은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엄의 가치가 있다. 이 둘 사이에 공무원들은 허탈하고 허무한 마음의 갈등이 생겨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은 피폐해진다. 

 

최근 영암군 금정면사무소에서는 지역 현안에 대해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간담회 열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한 주민이 격분하여 여성 면장에게 '아줌마'라는 등 여성 공직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여성비하 발언과 면,행정 수장인 면장의 인격을 폄훼하는 언행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여성 면장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공무원들은 주민들의 편익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데, 민원에 불만을 갖은 일부 주민은 다짜고짜 언성을 높이며 욕설 등 입에 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말들을 현장 공무원에게 퍼붓는다. 이런 상황에서 민원 해결을 위해 대응하는 공무원들은 정신적 공황상태인 두려움과 공포 등 심리적 불안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대응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갖은 민원인의 집요한 괴롭힘으로 경기도 김포시청 도로관리과 소속 주무관(남성,39)이 지난해 3월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자살 사유는 매일 같이 약 50여 건의 악성 민원을 인스타그램, SNS, 카페 등에 유포하여 민원이라는 명목으로 괴롭혀, 이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국가의 대리인으로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공무원들이 민원인에게 폭언·폭행·성비하·물건투척·인터넷매체를 통한 인신공격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인사혁신처의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방안 자료에 따르면, 민원 중 폭언·폭행·협박 등 민원인의 위법행위가 연간 4만 건 이상 발생한다고 하니, 참으로 통탈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이 형사법상 보호받을 법은 존재한다. 공무집행방해죄 (형법 제136조)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방해할 경우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며, 비친고죄로, 피해 공무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 및 처벌이 가능한다고 한다. 모욕죄, 명예훼손죄 (형법 제311조,307조)는 단순한 욕설이라도, 반복적·공개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다.

 

공무원의 역할은 국가와 국민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그러나 그 다리가 매일같이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면 국가행정의 품격이 무너진다. 민원인의 폭언·폭행과 특히 여성 공무원을 얕잡아 보는 행위는 결코 민원인의 권리가 아니고 범죄 행위이다. 공무원들은 국민의 공복이라 칭한다. 그러나 대감집 머슴은 아니다. 함부로 막 대하지 않아야 하는 한 가정의 가장이고 아들·딸이며, 모두가 함께할 우리 이웃들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직이 되면서 주민들의 목소리는 커져만 가고 있다. 또한 회원이 많고 설립목적에 반하는 단체들이 정치에 참여하면서 지역사회는 조용할 날이 없다. 이에 공무원들은 민원 해결에 있어 주민들의 불만 민원이 제기되면 문책성 인사를 당할까? 두려워 상사의 눈치를 보며, 민원인의 거친 행동들을 참고 고뇌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주민과 공무원(자치단체)이 서로 존중과 협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공무원들이 우리 지역에서 만큼은 수난당하는 일이 없도록 상호 배려와 사랑이 싹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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