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수첩] 전라병영성, 500년 호국정신의 성지로 되살아나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강진 병영 마을, ‘하멜식 담쌓기’

김유인 | 입력 : 2026/02/19 [16:54]

▲ 하늘에서 바라본 병영성 남문 모습, 성문 앞의 U자 모양의 성은 옹성(擁城)이라 하며, 옹성은 성문 바깥에 설치된 성벽으로, 외부 침입을 막고 성문 접근 적을 3면에서 공격할 수 있게 하는 이중 출입문 시설이라고 한다. (드론촬영=2026년 2월18일 16시 30분 김유인 기자)


[영암군민일보/김유인 기자]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에 위치한 전라병영성은 조선 태종 17년인 1417년에 설치되어 조선시대 500여 년 간 전라남도와 제주도를 포함한 53주 6진을 아우르는 군사 총지휘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갑오농민전쟁으로 인한 1894년의 화재로 병영성 내 건물들은 소실되었으나, 길이 1,060m, 높이 3.5m에 이르는 튼튼한 성곽은 지금까지 뚜렷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현재는 사적 제397호로 지정되어 역사적으로 큰 가치를 인정받으며 복원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전라병영성은 단순한 군사 요새를 넘어 조선시대 지역 방어와 민심 수습의 중심지로서 지역 공동체와 나라를 지켜온 상징적인 장소이다. 오늘날 복원 중인 전라병영성은 단절된 역사의 잇점뿐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향토 문화의 부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500년에 걸친 호국정신을 느끼며 나라와 공동체가 함께 걸어온 시간을 되새기고 있다. 앞으로 병영성 복원이 완성되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관광 자원으로서 지역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병영성은 기억 속의 역사 유물이 아니라 21세기에도 살아 숨 쉬는 호국의 성지로서, 모두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미래로 나아갈 때, 이곳은 전라남도와 대한민국의 자랑이 될 것이다.

 

▲ 병영마을 돌담길은 약10km의 토담으로 형성되어 있다.

 

강진 병영 마을은 전라도 군사 권한을 총괄했던 옛 병마절도사의 ‘영(營)’이라는 명칭에서 비롯된 유서 깊은 마을이다. 수인산, 성자산, 옥녀봉, 별락산, 화방산 등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의 천연 요새로서, 병영성이 자리 잡으며 일찍부터 상업이 번창했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사적으로 지정된 ‘병영 성지’는 이곳의 역사를 생생히 증언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병영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독특한 방식을 보여주는 담장에 시선이 멈춘다. 돌과 흙을 번갈아 쌓은 토석담은 하부에 비교적 큰 화강석을, 중단 이후로는 어른 주먹 크기 정도의 작은 돌들을 사용해 정성스럽게 쌓아 올렸다. 그 위로는 기와로 지붕을 덮어 담장의 미관과 기능을 함께 살렸다. 높이 약 2m의 담장은 병영 마을의 천연 요새로서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마을 안길이 직선형인 점과 어우러져 한층 정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엇보다도 병영 마을 담쌓기의 가장 큰 특징은 ‘하멜식 담쌓기’라 불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1656년부터 7년간 이곳에 머물렀던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에게서 전해진 기술로, 담장 중단 위쪽의 얇은 돌을 약 15도 기울여 촘촘히 쌓고, 그 다음 층은 다시 엇갈려 쌓는 빗살 무늬 형식을 통해 견고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구현했다. 이 방식은 병영 마을만의 독특한 문화적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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